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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과 기후 변화: 상호작용과 보전 전략

info-ciel 2025. 4. 16. 20:31

생물다양성과 기후 변화: 상호작용과 보전 전략

기후 변화와 생물다양성 위기는 21세기 인류가 직면한 두 가지 가장 심각한 환경 위기다. 이 두 위기는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서로를 가속화하거나 억제할 수 있는 강력한 상호작용을 가진다. 생물다양성은 기후 시스템의 안정성과 회복력을 뒷받침하며, 기후 변화는 동시에 다양한 종의 생존과 생태계의 건강성을 위협한다. 이 글에서는 생물다양성과 기후 변화의 상관관계를 살펴보고, 이중 위기 속에서의 보전 전략을 고찰한다.


1. 생물다양성이란 무엇인가?

생물다양성은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 종의 다양성과 이들이 살아가는 생태계, 그리고 유전적 다양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는 단순히 ‘많은 생물이 존재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자연 생태계의 기능, 복원력, 그리고 인간의 삶의 질과 직결된 핵심 자산이다.

🔹 유전적 다양성: 한 종 내 개체들 간의 유전적 차이 🔹 종 다양성: 존재하는 다양한 종의 수와 구성 🔹 생태계 다양성: 다양한 서식지와 생태계 유형의 조합

예를 들어, 한 지역의 논밭에 다양한 미생물과 곤충, 조류, 식물종이 조화를 이루며 순환하는 것은 단순히 '풍성하다'는 의미를 넘어, 생태계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핵심 기제다.


2. 기후 변화가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

기후 변화는 생물다양성에 전방위적이고 급격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 서식지 파괴 및 변화: 온도 상승으로 인해 고산지대나 극지방의 종들이 점점 서식지를 잃고 있으며, 산호초는 해수 온도 상승과 산성화로 대규모 백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 종의 이동 및 지역 고립화: 일부 생물종은 새로운 기후 조건을 따라 이동하지만, 고립된 서식지에서는 이동이 불가능해 멸종 위험이 커진다.

🔻 계절 주기 교란: 기온 상승은 개화 시기, 철새의 이동, 번식 시기 등의 생물학적 주기를 앞당기거나 혼란시켜 생태계 내 상호작용(예: 수분, 먹이망 등)을 깨뜨린다.

🔻 극한 기상현상에 대한 취약성 증가: 산불, 홍수, 가뭄은 특정 지역 생물종의 생존을 위협하고, 일부 지역은 완전히 생물 무생지대로 전락할 수 있다.

예시로, 호주의 코알라는 기후 변화로 서식지의 유칼립투스 밀도가 낮아지고, 폭염으로 인해 번식률이 급감하며 멸종 위기에 놓여 있다.


3. 생물다양성 감소가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

반대로, 생물다양성의 손실은 기후 변화 완화 및 적응 능력을 약화시킨다.

🔻 탄소 흡수 능력 감소: 삼림, 습지, 해초숲 등은 탄소를 흡수하는 '탄소 흡수원' 역할을 한다. 그러나 서식지 파괴로 이들의 기능이 약화되면 온실가스 농도가 상승한다.

🔻 생태계 회복력 저하: 다양한 생물종이 존재할수록 생태계는 변화에 적응하고 회복하는 능력이 강해진다. 단일 작물 재배지나 단일종 숲은 병해충과 기후 충격에 매우 취약하다.

🔻 기후 조절 기능 상실: 숲은 지역의 수분 순환, 온도 조절, 바람 흐름 등을 담당한다. 다양한 식생이 사라질 경우 이러한 기능이 약화되며, 국지적 기후 악화를 초래한다.

🔻 먹이망 붕괴와 인간 생계 위협: 생물다양성 감소는 먹이망 붕괴를 유발하며, 이는 농업, 어업, 식량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4. 국제적 대응과 협력 전략

기후 변화와 생물다양성 문제는 모두 국가 단위를 넘어선 전 지구적 협력이 필요하다.

생물다양성협약(CBD): 1992년 리우 회의에서 채택된 국제 협약으로, 보전·지속 가능한 이용·이익 공유를 핵심 목표로 한다.

30x30 목표: 2030년까지 육상과 해양의 최소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자는 글로벌 약속으로, 2022년 몬트리올에서 합의되었다.

IPBES와 IPCC의 협력보고서: 생물다양성과 기후변화 문제의 통합적 접근 필요성을 강조하며, 정책 간 연계성을 촉진한다.

  • IPBES는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서비스에 관한 정부 간 과학-정책 플랫폼"으로, 생물다양성 관련 과학적 평가와 정책 자문을 수행한다.
  • IPCC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로, 기후 변화의 과학적 근거와 영향, 대응 방안을 분석하여 보고서를 발간한다.

🌍 협력 사례: 2021년, IPBES와 IPCC는 공동 보고서를 통해 "기후 변화와 생물다양성 손실이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상호 강화되는 위기이며,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는 두 위기를 통합적으로 다루지 않으면 해결책의 효과가 반감된다고 강조하며, **자연기반 해법(NbS)**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자연기반 해법(NbS): 기후 완화와 생물다양성 보전을 동시에 실현하는 전략으로, 도시 숲, 습지 복원, 생태농업 등이 포함된다.

생물다양성 금융 확대: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해, 개발도상국에 기술 이전과 재정 지원이 필수적이다.


5. 국내 및 지역 차원의 실천 사례

🔹 서울시의 생태축 연결사업: 도시 개발로 단절된 생태계를 녹지축으로 연결하여 야생동물 이동로를 회복함.

🔹 제주도의 람사르 습지 보전: 물장오리, 맹꽁이 등 지역 고유종 보호와 생태관광을 연계한 지속 가능한 모델.

🔹 강원도의 산림 탄소 상쇄 프로젝트: 지역 주민 참여형 숲 조성 사업을 통해 탄소 흡수와 생물 다양성 동시에 확보.

🔹 농촌 생물 다양성 지킴이 프로그램: 농민이 논, 밭 생물 조사와 보전에 참여하면서 생물다양성을 삶과 연결.


6. 결론: 기후 위기 시대, 생물다양성은 해답이다

기후 위기와 생물다양성 위기는 서로 긴밀히 얽혀 있으며, 어느 하나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 기후 변화 대응은 생물다양성 보전 없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생물다양성 보전 또한 기후 안정성을 회복하는 주요 수단이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기술 중심의 기후 대응이 아니라, 자연과 공존하는 근본적인 전환이다. 생물다양성은 단지 보존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생존 기반이다. 따라서 모든 기후 정책과 환경 전략 속에 생물다양성의 요소가 반드시 통합되어야 한다.

이중 위기의 시대, 우리는 자연의 복잡성과 생명의 연결성을 인정하고, 그 가치를 지키는 선택을 해야 한다. 생물다양성을 지키는 일은 곧 인간 자신을 지키는 일이기 때문이다.